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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코의 농구 ::: 모모이 사츠키
류민현
*드림주(코우지마 치아키)팬의 시점...입니다 아마도?



“치아키~ 이번 책도 읽을래?”
“쇼이치? 아니면요시노리… 아니 나 이제 여자친구 있는데 주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조금은 난감한 표정을 짓는 코우지마의 얼굴에 웃었다. 이런 반응이 재밌으니 당연히 팬이 된 거다.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놀린다는 것과 보듬어준다. 코우지마 팬들의 성향은 주로 전자 쪽이다. 물론 나 역시 그랬다. 좋아하니까 라는 같은 마음만은 같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선배. 여친에겐 안 보여줄 거니까요.”
“얘들아 당연히 안되지.”

언제였더라 사귀는 사람이 생겼다며 죄지은 사람처럼 팬인 우리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우리의 마음은 똑같았다. 질투라던가 그런 건 생각도 한 적 없었기 때문에 바로 그 자리에서 솔직하게 말했다. 우리가 널 좋아하는 이유는 잘생기고 우리와 거리감 없이 잘 지내기 때문이지 네가 누구와 사귀는 건 상관없다고. 당시엔 그렇게 말했지만, 여자친구의 정체를 알게 된 지금에서 생각한다면 죄를 지은 것 마냥이 아닌 진짜 죄를 지었네 싶다. 그렇게 예쁘고 착하고 좋은 사람과 사귀었으니 말이다.

“말 나온 김에 저번 축제 때 한 내 여장 사진 사츠키한테 보여준 거 누구야?”
“그건 저희 아닌데요.”
“사츠키가 나보고 잘 어울린다고 했단 말이야…….”
“축하해요!”

당황해하면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는 코우지마의 행동에 몇몇은 동시에 큰 소리로 웃다 코우지마 뒤로 보이는 여자친구의 모습에 코우지마에게 손가락으로 뒤를 가리켰다. 뒤를 돌아본 그의 얼굴은 당황해 바보 같은 얼굴이 한순간 나는 가장 행복한 사람의 얼굴이 되었다. 사실 저런 얼굴은 낯설지만. 얼굴과는 다르게 손이 다급히 까딱이고 있었다. 당황함의 손. 가끔 무언가를 숨기고 싶을 때 하는 코우지마의 행동이었다. 우리는 여자친구인 모모이가 가까이 올수록 좀 더 빠르고 아무렇지 않은 척 각자 준비한 팬픽 소설책을 뒤로 혹은 종이가방이나 화단 뒤로 숨겼다.

“안녕, 사츠키~”
“안녕하세요!”

시선이 코우지마에게서 자연스레 모모이에게로 옮기고 그러면서 모모이를 챙기기 시작하는 모습에 코우지마는 안절부절못하며 살펴본다. 본인에게 장난을 친다고 여자친구에게까지 그럴 줄 아나? 사실 좀전의 대화를 모모이에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또 한마디 하겠지 싶어 안부를 묻거나 간식을 챙겨주는 정도로만 했다. 다 같은 마음이지만 여자친구가 예쁘니까 참는다. 

“실례지만 코우지마 선배께 할 말이 있어서요.”
“당연히 그래도 되지!”
“그냥 데려가도 돼.”

우리의 말에 고개를 숙인 모모이와 그런 모모이의 손을 잡은 코우지마가 고맙다며 자리를 이동한다. 두사람이 서로를 보며 대화를 이어가다 우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동시에 손을 들어 흔든다. 아 큰일이다. 또 장난치고 싶어져.

“치아키 책은 책상 위에 올려둔다!”
“그래! 아, 이젠 안 줘도 된다니까?”

소리치던 코우지마가 모모이를 보고 당황해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는 걸 보면 분명 모모이가 뭐냐고 물어봤을 거다. 아, 재밌다. 앞으로 고개를 획 돌린 코우지마가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만진다. 저거저거 여자친구를 앞에 두고 뭐 하는 행동일까 했지만 내 폰을 확인한 순간 빵 웃음이 터져 버렸다.

[줄 사람 없으면 내 책상 서랍에 넣던가.]

두사람이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다. 정말 뜬금없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